“기업들은 받을 돈을 독촉하느라 1년에 평균 86시간을 쓴다.” 해외 결제 회사의 캠페인에서 이런 문장을 보면 우리 회사가 먼저 떠오릅니다.
우리는 그보다 많을까요, 적을까요? 원래 조사를 열어 보면 같은 표에 24시간이라는 숫자도 함께 나옵니다.
두 숫자가 왜 다른지, 어떤 숫자를 우리 회사에 대봐야 하는지, 우리 회사의 독촉 시간은 어떻게 세면 좋을지 차례로 보겠습니다.
같은 조사에 86시간과 24시간이 함께 있습니다
출처를 따라가면 영국 정부 조사가 나옵니다. 영국 기업통상부와 소기업위원회가 맡기고 London Economics가 수행했습니다. 2025년 1월 15일부터 2월 7일까지 영국 기업 1,455곳에 물었습니다.
보고서 표 14에는 직원이 독촉에 쓴 연간 시간이 두 줄로 나옵니다. 조사 기업 전체의 평균은 24시간입니다. ‘지급 지연의 영향을 받은 기업’만 보면 86시간입니다.
같은 표, 두 개의 평균
지급 지연을 겪지 않은 기업까지 함께 나눈 평균
캠페인 문장에 옮겨진 숫자
캠페인 문장은 86시간을 옮기면서 이 조건을 빼 두었습니다. 숫자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 회사와 비교하려면 누구를 나눈 평균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86시간은 전체의 28%에게서 나온 평균입니다
보고서는 지난 1년 동안 지급 지연 때문에 무언가를 한 기업을 ‘영향을 받은 기업’으로 봤습니다. 직원의 독촉, 추심업체나 소송 이용, 대표 개인 자금 투입, 가격 인상 같은 행동 중 하나라도 한 곳입니다. 전체의 28.1%였습니다.
86시간은 이 28.1% 안에서의 평균입니다. 86에 0.281을 곱하면 약 24입니다. 영향을 받지 않은 기업을 0시간으로 넣어 다시 나누면 24시간이 되는 셈입니다. 두 숫자의 관계를 편집팀이 계산해 확인한 것입니다.
더 좁혀 볼 숫자도 있습니다. 직원 시간을 들여 독촉했다고 답한 기업은 22%였습니다. 나머지 기업은 그렇게 했다고 답하지 않았습니다.
분모를 좁혀 가면 남는 기업
시간은 큰 회사가 길고, 부담은 작은 회사가 컸습니다
규모별로 나누면 차이가 더 큽니다. 영향을 받은 기업 기준으로 직원 0~9명 기업은 연 75시간을 썼습니다. 250명이 넘는 기업은 연 1,084시간이었습니다.
보고서는 이 시간을 인건비로 바꿔 매출과 비교했습니다. 그러자 순서가 뒤집혔습니다. 0~9명 기업은 연매출의 0.64%, 250명이 넘는 기업은 0.01%였습니다.
규모별 독촉 시간과 매출 대비 인건비
| 직원 수 | 연 독촉 시간 | 매출 대비 인건비 |
|---|---|---|
| 0~9명 | 75시간 | 0.64% |
| 10~49명 | 138시간 | 0.07% |
| 50~249명 | 324시간 | 0.02% |
| 250명 초과 | 1,084시간 | 0.01% |
인건비는 시간당 16.92파운드로 잡았습니다. 영국 사무·비서직 평균 임금에 임금 외 인건비와 물가를 반영한 값입니다. 파운드를 원화로 옮기는 대신, 아래에서 우리 회사 시급으로 다시 계산해 보겠습니다.
설문은 ‘1년’이 아니라 ‘지난 한 달’을 물었습니다
설문지를 보면 질문 방식도 알 수 있습니다. 직원이 독촉에 시간을 썼다고 답한 기업에만 지난 한 달 동안 쓴 시간을 물었습니다. 잘 모르면 최선의 추정치를 적고, 그래도 모르면 구간을 고르게 했습니다.
실제로 물어본 질문
“지난 한 달 동안 직원이 지급 지연 독촉에 쓴 시간은 몇 시간입니까? 잘 모르면 최선의 추정치를 적어 주세요.”
그러니 이 시간은 기록을 뽑아 잰 값이 아니라 기억에 기댄 추정입니다. 보고서의 표는 연간 시간으로 나오는데, 한 달 응답을 1년으로 바꾼 방법은 본문과 부록에서 따로 찾지 못했습니다.
참고로 연 86시간을 12로 나누면 한 달 약 7.2시간입니다. 하루 8시간 근무로 치면 1년에 10일이 조금 넘습니다. 8시간 근무일은 편집팀의 가정입니다.
우리 회사의 한 달 독촉 시간은 이렇게 셉니다
해외 평균과 견주기 전에 우리 회사 숫자부터 세어 보는 편이 쓸모 있습니다. 설문처럼 기간은 ‘지난 한 달’로 정하고, 독촉에 쓴 시간을 사람별로 적습니다.
설명을 위한 가상 사례입니다. 직원 6명인 자재 유통 회사에서 대표가 전화로 5시간, 경리 담당자가 입금 확인과 문자로 7시간을 썼습니다. 한 달 12시간이고, 같은 달이 1년 내내 이어진다면 144시간입니다.
한 달 독촉 시간 기록표
- 기간
- 지난 한 달
- 대표
- 전화 독촉 5시간
- 경리 담당자
- 입금 확인·문자 7시간
- 합계
- 12시간 · 1년이면 144시간
- 기한 넘긴 거래처
- 청구 40곳 중 8곳 · 1곳당 1.5시간
- 비용
- 시급 2만 원 가정 · 한 달 24만 원
분모도 따로 적습니다. 이번 달 청구한 거래처 40곳 중 기한을 넘긴 곳이 8곳이라면, 12시간은 사실상 8곳에 쓴 시간입니다. 1곳당 1.5시간입니다.
시간에 시급을 곱하면 비용이 됩니다. 인건비 기준 시급을 2만 원으로 가정하면 한 달 24만 원입니다. 시급은 회사마다 다르니 직접 넣어 계산하세요.
결제일 전에 먼저 챙긴 기업은 4.1%였습니다
같은 조사는 지급 지연에 대비해 바꾼 행동도 물었습니다. 가장 많은 답은 ‘특정 거래처와 거래를 피했다’로 응답 기업의 15.4%였습니다.
‘약속한 결제일 전에 청구서를 챙겼다’는 4.1%였습니다. 납품 전에 발주서를 받았다는 4.9%, 연체 가산금을 도입하거나 올렸다는 5.9%였습니다.
지급 지연에 대비해 바꾼 행동
이 조사만으로 결제일 전 연락이 독촉 시간을 줄인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미리 챙기기보다, 늦어진 뒤 쫓다가 거래를 피하는 답이 더 흔했습니다.
다음 달 미수금 목록에 두 칸을 더 적어 보세요
줄이려면 먼저 세야 하고, 세려면 적을 칸이 필요합니다. 미수금 목록 옆에 ‘이번 달 독촉에 쓴 시간’과 ‘결제일 전에 연락했는지’를 적어 보세요.
한 달 뒤 두 칸을 나란히 놓으면, 결제일 전에 연락한 거래처와 그렇지 않은 거래처에서 쓴 시간이 우리 회사 자료로 보입니다. 영국 평균보다 이 비교가 다음 결정을 더 잘 알려 줍니다.
다음 달에 해 볼 비교
독촉에 쓴 시간을 사람별로
결제일 전 연락 · 기한 넘긴 거래처
미리 연락한 곳과 아닌 곳의 시간 차이
앞으로 ‘평균 몇 시간’이라는 문장을 만나면 한 가지만 물어보세요. 누구를 나눈 평균인가요?
출처
이 글의 조사에 참고한 공개 자료입니다.
- 영국 지급 지연의 경제적 비용과 영향 조사 (2025)영국 기업통상부·소기업위원회 발주, London Economics 수행 · 조사: 2025.1.15~2.7, 영국 기업 1,455곳(온라인·전화), 규모·업종 가중. 표 11·12(p.22~23), 표 14·15(p.24~25), 그림 5(p.29), 인건비 산식(p.52), 설문지 Q10_6·Q17·Q18(p.62·64~65). 자기 응답 추정치이며 한국 기업의 통계가 아닙니다.
- 영국 지급 지연 조사 인포그래픽영국 기업통상부 · “조사 기업 22%가 직원 시간을 독촉에 썼고, 영향을 받은 기업 1곳당 연평균 86시간” 요약 문장.
- GoCardless Accept Better 캠페인GoCardless · 소재 발견 경로. 86시간 문장의 조건은 원보고서 표에서 확인했습니다.
